네 프로젝트에 자신 있으면 빚내서 창업을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는 소리도 가끔 듣는다.
돈벌 자신이 있는건 아니다. 그렇다고 또 자신이 완전 없는것도 아니다. 문제는 수익 창출에 걸리는 시간과 과정이다.
내가 생각하는 수익 모델과 수익을 창출할때까지 걸리는 시간, 과정을 생각해보면 빚내서 사업하는건 자살 행위다.
난 몇개월 반짝 개발해서 한방을 노리는 그런걸 만들려는게 아니다.
(만약에 회사를 만든다면) 다른 업체가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기술기반을 가지고 길게 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금 하는것도 그렇고 난 ‘이 게임에 모든걸 건다’라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는다.
게임 자체는 망할수도 있다. 게임은 망해도 기술은 남는다. 아니 남아야 한다. 외부 기술을 사서 사용하는 경우 게임이 망하면 남는게 없다.
그래픽 엔진과 그래픽스 기술을 그대로 접목한 서버기술까지 다 가지고 있고 계속 유지/발전시켜왔다.
장담하는데 다른 어느 업체의 온라인 게임 기술보다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긴밀하게 잘 붙어있다. 서버를 유지보수하면 클라이언트도 유지보수 된다. 클라이언트를 유지보수하면 서버도 유지보수 된다. 따라서 월등히 적은 인원으로 유지보수해나갈 수 있다.
게임 내 컨텐츠의 양적인 부분으론 A급 MMO처럼은 만들 수 없다. 하지만 기반 기술의 완성도 면에선 절대 뒤지지 않는다. MMO기술 베이스로 딱 보여줄것만 보여주는 B급 게임은 저렴한 비용으로 찍어낼 수 있다. 찍어내면서도 엔진은 계속 업데이트 된다. 엔진이 업데이트 되면 게임도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Project D Online을 혼자 서비스 할 수 있었던게 그 때문이다. 스팀에서 판매를 중지한 이후에도 기반 기술들을 계속 업데이트 해왔기 때문에 2014년전에 서비스를 중지한 Project D Online도 지금 DX12로 돌아가고 UWP버전(XBOX에서 돌릴 수 있다)도 지원한다.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대박에 모든걸 걸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보단 적은 비용으로 게임을 계속 찍어내는 쪽이 더 현실성 있다고 생각한다. 저품질의 게임을 찍어내는것이 아니고 어느정도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게임을 찍어낸다. 또 계속 업데이트 해나갈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내가 2003년에 만든 엔진으로 아직 서비스하는 모 게임이 있다. 엔진쪽은 유지보수가 전혀 안되고 있어서 날로 그래픽이 더 나빠지지만 (라이트맵 굽는 방법도 완전히 잊혀진것 같다) 그래도 아직 서비스하고 있고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온라인 게임은 업데이트를 꾸준히 해주면 다 수요가 있다. 큰 돈은 못벌어도 꾸준한 수입은 된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초반에 돈 벌긴 힘들다. 정상 궤도에 들어가려면 게임을 2개 정도는 출시해야하고 회사가 2-3년은 버텨줘야 한다. 회사 1년 유지하는 비용조차 개인이 낼 수 있는 빚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하물며 2-3년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나.
그러니 개인으로 인디 게임 만들어서 스팀에 올리는걸 생각하는게 고작인 것이다.
“사업 구상(?)은 아니고 그냥 푸념.”에 대한 답글 1개